조현병은 주요 정신질환의 하나로서, 뇌의 기질적 장애로 인한 의식혼탁의 징조 없이 사고, 정동, 감각, 의욕, 운동성 행동 등 인격의
각 측면에서 특이한 와해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즉, 뇌의 활동이 장애를 받아 현실을 올바르게 판단하는 능력이 방해받거나, 감정의 통제와
올바른 의사 결정을 할 수 없게 되어, 사회적 활동 영위나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조현병은 예후가 좋지 않고 만성적인 경과를 보여 환자나 가족들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지만, 최근 약물 요법을 포함한 치료적 접근에 뚜렷한
진보가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에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질환이다.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1%로, 매우 흔한 병으로서, 사춘기에서
30대까지의 사이에 발병률이 높으나, 이외의 연령층에서도 발병의 가능성은 있다. 때로는 소아에게서도 발병하는 경우가 있다.
조현병의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발병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생물학적, 신경 생화학적 이상, 성격, 성장과정, 가족 및 사회 환경 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생물학적, 환경적 및 심리 사회적 요인을 다 포함하는 모형으로, 원래 취약성(생리적 체질)을 갖고 있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조현병이 발생한다는 가설이다. 조현병에 취약한 요소를 가진 사람의 뇌는 일반인보다 스트레스를 잘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에, 보통의 사람들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조현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현재는 환경적 스트레스 자체가 조현병을 발생시키기보다는 병을 발생시키는 유발 요인(보조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의 뇌는 여러 신경통로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것을 직접 연결해 주는 화학물질을 신경전달물질이라 한다. 이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생각하고 느끼고 지각하고 행동한다. 이것은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에 변화가 있을 때 조현병이 생긴다는 것이다. 조현병의 경우에는 많은 신경전달물질 중에서도 도파민이 크게 연관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즉 조현병은 뇌 안에서 도파민 전달에 이상이 생겨 발병한다는 도파민 가설이 현재 가장 널리 인정받고 있다.
조현병을 유전병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유전적인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을 수는 있다는 측면에서 유전적 요인에 대한 설도 제기되고 있다.
조현병의 유전적 성향에 관한 연구에는 가족연구, 쌍생아연구, 양자연구가 있으며, 유전적인 성향과 환경적인 요인 사이의 상호작용을 밝히고, 조현병의 가족적인 경향성의 전달방식의 규명하려는 노력이 포함된다.
개인의 심리와 환경적 요인, 특히 가족체계의 부모와의 상호작용 방식이 조현병의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사회문화적 요인 또한 조현병의 발병뿐 아니라, 진단, 치료 및 경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조현병의 원인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특수한 가족관계, 위생상태의 불량, 경제적 박탈, 불충분한 교육, 범죄행위 등 가족 사회 기능의 장애가 조현병의 발병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빈민가에서는 조현병에 걸리지 않고 자라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명확한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도시화, 공업화, 이민 같은 문화에 대한 적응 과정, 경제적 변동, 문화적 변동이 이 병의 소인을 가진 사람에게 발병을 재촉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하는 등 사회가 조현병을 만들어낸다는 입장도 일부 있기는 하나, 그보다 사회 환경이 조현병의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다.
조현병 진단 시 정신상태 검사만으로 조현병으로 확진해서는 안 되며, 다양한 내과적 질환과 타 정신과 질환에 대한 감별이 이루어져야 한다. 조현병의 대표적은 증상은 망상과 환각이다.
시간, 사람, 장소를 인지하는데 장애가 발생하며, 병의 시작을 의심할 수 있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면 조현병이 시작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향정신성 약물을 중심으로 한 약물 치료가 치료의 중심이지만, 정신치료를 포함한 정신사회적 치료 접근이 통합될 때 더 나은 치료 성과를 가져온다고 보고되고 있다.
조현병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에 이상이 나타난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향정신성 약물을 통해 도파민의 작용을 조절함으로써 조현병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약물을 투여받은 환자의 대부분이 증상이 현저히 호전됨을 보였다. 보호자들은 약물치료를 받아 증상이 호전된 후에는 다 치료되었다고 생각하여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약물을 규칙적이고 지속적으로 투여해야 한다. 향정신성 약물에 대한 편견 많은 사람들이 '향정신성 약물은 위험하고 중독성이 있다',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는 등과 같은 잘못된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약물에 부작용이 있는 것처럼 향정신성 약물에도 부작용이 가끔 발생하기는 하지만, 그 부작용은 치료 초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나거나 심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향정신성병약은 안전하며, 정신과 의사의 처방과 감독 하에 부작용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정신재활치료란, 정신병으로 인해 파괴된 한 개인의 기능을 원래의 상태로 복구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 과정을 말한다. 넓은 의미에서 재활은 정신장애인들이 정상인과 더불어 지역사회 내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기술이나 적응력을 길러 주는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향정신병의 약물이 양성증상을 감소시키는 데는 효과가 크지만, 지루하고 따분한 감정, 의욕의 상실, 우울, 불안감 및 신체적 증상의 호소 등의 음성증상에는 그 효과가 적을 수 있다. 그러므로 정신 치료, 집단치료, 환경치료, 사회기술훈련, 사회적응훈련, 일상생활 기술 훈련, 직업기술 훈련 등의 정신사회 재활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약물치료와 정신사회 재활치료를 병행하여 실시하는 것이 최근의 세계적인 치료 동향을 이루고 있으며, 그 효과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낮에만 병원에서 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밤에는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는 입원치료와 외래치료의 각 장점을 살린 중간 치료 형태로, 정신적 기능의 퇴행으로 개인의 일상생활 및 대인관계 유지에 어려움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일상생활훈련, 대인관계 훈련, 증상 및 약물 훈련을 함으로써 환자들의 빠른 사회복귀를 돕는 것이다.
조현병 환자는 병의 특성이나 오랜 투병 생활로 인해 대인관계 형성이나 자기주장을 잘 하지 못한다. 따라서 기본적인 의사소통, 여가활동, 약물의 자기관리, 교우관계, 이성관계, 태도 교정 등을 가르친다. 이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연구발표는 잘 알려져 있는데, 환자의 증상 재발을 현저하게 억제해 줄 뿐만 아니라, 사회성의 현저한 호전으로 자신감 회복, 적응 능력 증가 등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효과가 아주 높다.
가족의 감정적 문제를 처리해 주고, 가족을 치료진의 일원으로 참여시키며, 가족 전체의 역동적 관계를 가족치료 시간에 스스로 경험하고 깨닫는 것을 도움으로서 환자의 퇴원 후 치료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지역사회 내의 사회복귀시설에서 환자들에게 적극적인 사회 적응의 기법을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것도 역시 환자의 증상과 심리 사회적 결합을 미리 측정한 후, 이 결합의 부분을 기법으로 가르치며, 직접 사회 적응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행동치료의 원칙과 지역사회 자원 동원 기법이 많이 응용되고 있다.
직업재활은 정신장애인이 불리를 극복하고 보다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직업을 가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더불어, 직업재활을 통해 환자들의 기술이 향상될 수 있도록 치료적 프로그램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집단치료나 사회성 훈련이 포함된다.
또한 약물치료에 대한 교육, 보호자 교육 등도 이 프로그램과 함께 병행되며, 사업체의 정상 근로자들을 교육하는 것도 중요한 한 부분이다.
직업재활은 7단계의 연속적인 과정(직업기술의 평가, 직장적응, 직업기술 훈련, 보호 환경에서 취업, 임시 고용, 구직, 직업유지)으로 이루어진다.
입원치료는 진단적 목적, 약물 관련 이슈, 타인이나 본인에게 위험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존재할 때, 실제적인 생활이 어려울 때 등에 고려할 수 있다.